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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시:류시화] 안개 속에 숨다

해피앨리슨의 서재/시 / 2013. 5. 31. 05:00













 

 

 

 
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이 이른아침 커피한잔에 드리워진 안개는
내 모습조차 보여주지 않는다
보일듯 말듯 보이지 않는 내 마음을 
들키지 않으려면
내 마음에 숲을 만들어야 할지도 모른다.
안개속에 숨어버린 숲을......

-HappyAllyson




 

 

안개 속에 숨다

 

나무 뒤에 숨는 것과 안개 속에 숨는 것은 다르다

나무 뒤에선

인기척과 함께 곧 들키고 말지만

안개 속에서는

가까이 있으나 그 가까움은 안개에 가려지고

멀리 있어도 그 거리는 안개에 채워진다

산다는 것은 그러한 것

때로 우리는 서로 가까이 있음을 견디지 못하고

때로는 멀어져감을 두려워한다

안개 속에 숨는 것은 다르다

나무 뒤에선 누구나 고독하고, 그 고독을 들킬까 굳이 염려하지만

안개 속에서는

삶에서 혼자인 것도 여럿인 것도 없다

그러나 안개는 언제까지나 우리 곁에 머무를 수 없는 것

시간이 가면

안개는 걷히고 우리는 나무들처럼

적당한 간격으로 서서

서로를 바라본다

산다는 것은 결국 그러한 것

어디서 와서 어디로 가는지도 모르게

시작도 끝도 알지 못하면서

안개 뒤에 나타났다가 다시 안개 속에 숨는 것

나무 뒤에 숨는 것과 안개 속에 숨는 것은 다르다

 

-류시화

 



[그대가 곁에 있어도 나는 그대가 그립다 중]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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Posted by 해피앨리슨 HappyAllyson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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